'박완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5.05.06 두부(2002)

두부(2002)

Review/book 2005.05.06 12:48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작가 박완서의 글들중 제대로 본적이 별로 없다. 계속 인연이 닿지 않는달까? 불혹의 나이로 데뷔를 해서 젊은 작가들의 깨질듯히 얇은 감수성 사이로 그만의 투박하고 질박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는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그의 책에는 손이 잘 안갔고, 결국 이번에 읽은 수필집이 처음으로 읽는 작가 박완서의 작품집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수필집은 잘 안읽는 편이다. 개인의 감수성을 어느정도까지 받아들여할지 가늠하기도 어렵고, 이 바쁜 세상에 남이 살아가는 생김새까지 살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시큰둥한 마음까지 더해져서이다. [두부]를 읽고 나니, 내 마음은 '그래도 읽길 잘했군' 과 '것봐, 안읽어도 그만이잖아'라는 마음으로 반반씩 나눠져버렸다.

[두부]는 작가가 그동안 여기저기 기고했던 수필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래도 작가가 대략 70세때를 즈음해서 쓴 글들이라 나이가 듦과 인생을 정리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매 작품마다 숨어 있다. 23편의 이야기가 나름대로의 질서를 지키며 올망졸망 모여 있는 이 작품집에는 몇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접할수 있었다. 고모와 고모부와 엮여진 가족사의 편린인 "가족". 항상 동네를 찾아오는 채소를 파는 중년의 이야기인 "트럭아저씨", 그리고 모두가 힘들던 그 시절, 화가 박수근과의 인연을 그린"그는 그 잔혹한 시대를 어떻게 살아냈나"등은 일상에서 찾아낸 그만의 잔잔한 글솜씨를 맘껏 엿볼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정말 시건방지게 불평을 조금하지만, 몇몇 꼭지들은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야기들이 조금 흘려버려지는 경향이 있는 듯했다. 그것이 그의 매력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가 주제를 잃고 산으로 들로 흘러다니다가 다시 책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랄까? 이렇게 주제와 상관없이 팔랑거리며 흘러가는 글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읽는 내내 책자이 잘 넘어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써놓고 보니 너무 건방진것 같긴 하지만.... 여하튼 그랬다.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광복을 맞이하고 그리고 6.25동란을 겪으며 한국의 현대사와 숨가쁘게 살아온 작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 다시 젊어지고 싶지도 않으며, 다시 태어나고 싶지는 더욱더 않다고 했다. 고희라는 나이가 가져다 주는 정적인 평온함이 느껴졌다. 나도 그의 나이가 되면 그렇게 평온하고 담담하게 지나온 삶의 한자락 한자락을 펼쳐내며 편안할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걸 보니 "역시 읽기를 잘했다". (2005. 5. 6 ⓒ bride100.com)

《두부(2002)》
- 지은이 : 박완서
- 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
- 발간일 : 2002-10-30 / 234쪽 / 223*152mm (A5신, 반양장본)
- ISBN : 8936470795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