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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9 더 레슬러 (2008, The Wrestler)=지나가버린 나의 청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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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찌보면 바보같지만, 영화는 현실에 대한 판타지다. 판타지가 더욱더 판타지가 될수록 감동을 더 줄수도 있지만 혹은 판타지가 현실과 밀착이 될때 혹은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현실과 그 경계선을 지워갈때 관객들이 더욱더 감동을 받을수도 있다. 이 영화 더 레슬러는 후자에 가깝다. 미키루크 라는 배우의 인생 자체가 영화에 그대로 투영되면서 더 큰 감동과 감흥을 주는 영화이다.

2.
영화는 기존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때 영화를 누린 레슬러. 하지만 이제 레슬링 자체의 인기도 떨어졌고, 본인도 늙고 병들고 힘이 없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현실은 비루하지만,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링 위에 서는것은 현실의 고달픔과 고통스러움을 이겨내는 퇴물 레슬러의 유일한 삶이다. 이러한 퇴물 레슬러의 삶은 영화는 조용히 관조적으로 따라다닌다. 그래서 카메라는 어떤 극적인 간섭이나 감동을 주지 않게 위해서 배우의 등뒤를 조용히 비우고 우리는 퇴물 레슬러의 숨소를 큰 스피커를 통해 들으면서 그의 삷의 버거운 무게를 같이 느끼게 된다.

3.
이런류의 영화는 많지만,이 영화가 특별한것은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의 퇴물 레슬러가 바로 미키루크 이기 때문일것이다. 퇴폐미 풍기는 시대의 최고의 섹시가이였던 미키루크. 그의 인생역정역시 미디어에서 우리가 본것만으로 정말 파란만장 하다. 그렇게 온갖 풍파를 다 견디고 다시 스크린을 보고선 미키루크의 얼굴에는 과거의 영화는 없이 그동안 살아온 질곡의 흔적들만이 남아 있다. 이러한 배우가 연기하는 퇴물 레슬러라- 어디까지 캐릭터이고 어디부터가 배우 자신인지 관객들은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헷갈리기 시작한다.

4.
영화는 차디차게 끝난다. 퇴물레슬러에게 어떤 영광도 안겨주지 않고, 위안도 주지 않는다. 아니, 심지어 관객들에게 흔히 안겨주는 주인공의 행복할수 있는 결말의 암시 따위도 주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이런것 아니겠냐는 듯 차갑게 화면을 응시하다가 끝날 뿐이다. 미키 루크의 삶 역시 다르지 않다. 그는 빛나는 연기를 했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미키루크가 다시는 될수 없다. 떠나버린 젋음을 다시 되돌릴수 없고, 그를 할퀴고 지나간 세월의 상처도 더이상 치유할수 없는것이다. 그렇게, 영화도, 현실도 차가워서 씁쓸한 뿐이다. 나 역시 그와 함께, 나만의 세월에 상처를 받아가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 상처가 어딘가에 남아 쓸쓸하게 곪아가고 있고, 그렇게 나 역시 미키루크가 연기하는 퇴물 레슬러의 얼굴을 보며 나의 청춘을 되씹어 봤다. 씁쓸하지만, 더이상 갈수 없는 그 시절을 말이다.(2009. 04. 08 ⓒ bride100.com)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