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빈슨은 어제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저 28년이 이제 금방 자기의 두 어깨위에 털썩 내려 앉음을 깨달았다.
'화이트 버르도'가 그 세월을 마치 어떤 치명적인 병의 병균인양 싣고 왔다.
그리하여 그는 갑자기 늙은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1967, Vendredi ou les Limbes du Pacifique) 中 에서 발췌
Posted by bride100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1967, Vendredi ou les Limbes du Pacifique)  - 지은이 :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
- 옮긴이 : 김화영
- 출판사 : 민음사
- 발간일 : 2003-11-20 / 390쪽 / 225*132mm (반양장본)
- ISBN :  9788937460913
* 책 이미지를 누르면 바로 [알라딘]으로 연결됩니다. ^^

 그냥 직관적인 느낌인데... 유럽의 소설은 우리나라 소설이나, 일본 소설등 보다는 조금 더 관념적인것 같다. 미셀 투르니에의 데뷔작인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읽었는데 이런 느낌이 아주 강하게 왔다. 이런 그들의 끊임없는 관념에 대한 집착이 어려운 예술영화들을 많이 만드는 힘인것 같같다. 아님 말구~

이 책은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을 미셀 투르니에가 철저히 재구성한 이야기다. 어찌나 철저히 재구성했는지 한줄 한줄 이야기 속에서 작가의 집요함이 느껴진다. 워낙에 신화적인 이야기 구조에 관심이 많은 작가라서 그런지, 모든것이 상징과 은유등으로 재해석이 가능하더라. 재미 있고 없고를 떠나서 문예 비평을 위한 정말 최고의 텍스트인것 같았다. 왜냐구? 원작과의 비교와 영국과프랑스의 비교, 텍스트에 숨어 있는 수많은 상징들의 해석, 문학적 신화의 가치등등 두터운 책에는 온통 설명할것들 투성이었다. 이런 모든것들을 한곳에 모아서 쉼없이 써내려 가다니! 거기다가 이런 어려운 작품으로 데뷔를 하다니... 작가가 왠지 무서워지더라. 하.하.하.;;;

사실 이런 무거운 주제와 다양한 해석을 필요한 책을 읽어나가기엔 내 삶이 너무 복잡하고 머리가 무겁더라. 결국 재미없게 슬슬 넘기면서 읽었다. 이 작품의 훌륭함과 나의 이 설렁설렁함은 아무 관계없음을 말해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책은 읽은지 좀 된건데... 얼마전 투르니에의 수필집 같은 것을 읽었다. 그 책은 정말 재밌더라. [외면일기]라는 그 수필집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으면 보다 진지하게 읽게 되지 않았을까- 란 엄한 생각을 해보지만, 지나간 시간은 어쩔수 없으니 그냥 살련다. 나중에 정말 정말 읽을것이 없으면 한번쯤 다시 볼지도 모르지만, 글쎄.. 그런 날이 올까? 잘 모르겠다.(2007. 4. 26 ⓒbride100.com)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