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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잡지 같은걸 많이 읽는 편인데, 가끔 나랑 영화 취향이 너무 맞지 않음을 느낀다. 이번 영화도 그런경우. 평단에서는 새로운 장르에, 새로운 시도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는데- 도무지 뭐가 새롭게 신선한지 찾을수가 없더라.

잘 알려져 있듯이 내용은 한 이발소를 찾아온 낮선 손님과, 이발사, 이발사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다. 시종일관 이발소를 둘러싸고 "뭔가 있을듯"이 허풍을 떨며 관객들을 이리로 저리로 끌고 다니지만 결국에 가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허탈한 감정만 들게 한다. 이런 꼬락서니가 나오는 이유는 감독이 너무 멋을 잔뜩 부렸기 때문일지라.

감독의 "멋"은 극히 영화를 잘 아는 식자층을 위한것들이다. 일반적으로 "느와르"라고 불리우는 것들에 대판 찬양. 무성영화적 방식의 차용, 코엔형제식 감정선에 대한 인용. 등등 새로울것 하나 없이 이것 저것 짜집기 하는데 급급하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용이 없다. 원작 소설을 충분히 활용하고 그것을 영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새롭게 덧입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 어설픈 이미지만 화면 가득이고, 이야기가 없다. 아- 이야기가 있는 부분만 추리고 나면 겨우 20분 남짓 나올까? SBS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중 한개의 코너인 "반전드라마"로 만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분량이더라.

구구절절 쓸떼 없는 장면들이 가득하니, 집중되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 그러다 보니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자신들의 연기의 끝을 보여주게 되어서 괴로웠다. 특히 주인공인 성지루의 경우는 그의 연기를 보는것 자체가 시나리오를 읽는 기분이 들더라. "당황해 한다" "입술을 파르를 떤다"등등. 조금 혹평일수 있으나, 영화보는 내내 그런 감정이 드는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명계남을 위한 영화라는 찬사가 가득한데, 이것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배우 자신을 패러디하여 영화속에서 투시하는 이야기의 전개 방식. 신선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신기하긴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신기함이 이야기자체의 매력을 증가시켜주지 않는것 같다. 감독은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것은 외형이나, 이미지따위가 아니라 이야기임을 간과한것이 분명하다.

누군가가 보러간다고 하면? 정중히 말리고 싶은 그런 영화였다. 왠만해서는 극장에서 눈을 의도적으로 잘 감지 않는데, 이 영화는 중간 중간 시간도 너무 안가고 피곤하기도 해서 눈을 자주 꼬옥 감아봤기 때문이다. 아, 요즘 한국영화 너무 겉멋만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것 같아 괴롭다! (2006. 2. 26)


《손님은 왕이다 (2006)》

· 감독 : 오기현
· 출연 : 성지루 / 명계남 / 이선균 / 성현아
· 각본 : 오기현
· 장르 : 스릴러
· 국가 : 한국
· 상영시간 : 104 분
· 등급 : 18세 이상 관람가
· 개봉 : 2006-02-23 개봉
· 제작사 :조우필름
· 배급사 : 시네마서비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wang2006.co.kr/start.asp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