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2006, サウスバウンド)   오쿠다 히데오 (지은이), 양윤옥 (옮긴이)
 은행나무(출판사)
 출간일 : 2006-07-15
 ISBN(13) : 9788956601618   
 반양장본
 400쪽
 190*130mm


1.
오쿠다 히데오는 정말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공중그네때도 그랬고, 걸 때도 그렇고.. 여하튼 작가의 유쾌한 시선이 늘 즐겁습니다. 더군다나 그냥 유쾌한것에 그치는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통찰도 엿볼수 있는것이 오쿠다 히데오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지 정말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남쪽으로 튀어>는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입니다. 괜찮다는 이야기는 꽤나 들었는데, 분량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어요. 이제 단편같은 단행본이 아니면 쉽게 글을 읽을수가 없더라구요. 하지만 연말 겨우 읽게 된 이 작품은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네요. 오쿠다 히데오 최고입니다.

2.
줄거리는 어린 소년이 경험하는 성장담입니다. 초등학생 소년이 소설의 주인공이지요. 하지만 이 소년을 둘러싼 환경이 만만치 않습니다. 바로 아버지가 한때 날렸던 운동권 출신이라는거죠. 어머니도 그렇구요. 모든 사람들이 세상과 타협할때 소년의 부모들을 절대 타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냐구요? 남쪽(오키나와)로 튀어버립니다. 그렇게 소년의 인생은 만만하게 흘러가는게 아니라는거죠.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고 싶은 소년의 마음과 반대로 부모님, 특히 아버지는 자신의 신념대로 세상과 마구 부딪치며 살아가고 있는것입니다. 이런 소년의 성장담을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문체로 발랄하게 풀어냅니다. 아, 얼마나 재밌던지.

3.
물론 단순히 낄낄거리는 소설은 아닙니다. 행간, 사건들 사이속에 숨어 있는 씁쓸한 현실이 머리속에 떠나지 않으니까요. 우리에게도 386이라는 세대가 있습니다. 소설에 나오는 소년의 아버지와 같은 운동권 세대처럼요. 하지만 대다수의 386들은 어느듯 기득권이 되고, 가족을 꾸리고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교육이 과열되고, 바로 뒷 세대인 젊은이들은 "88만원세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한때 화염병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세상과 사회에 대던지던 정의의 일갈은 생활앞에, 혹은 눈에 보이는 편안함앞에 무너졌버렸을까? 글쎄요- 저는 386이 이아니라서 그들의 고통을, 고뇌를, 타협을, 협상을 잘 모르겠지만 제 눈에 보이는것이 그리 편안하지 않답니다. 바로 이런 제 씁쓸한 마음을 이 소설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만약 타협을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굽히지 않았더라면, 만약 자신의 가족이 생겨도 신념대로 살아간다면, 소년의 아버지 처럼 살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가? 하고 말이죠. 물론 소설은 이상향이지만요. 소설은 소설일뿐이고, 그래서 이야기는 더욱더 이상향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이끄는대로 마냥 즐겁게만 읽을수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겠지요. 어쩌겠습니까. 인간이란 이토록 나약한 존재인것을요. 저만 봐도, 눈앞에 보이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눈을 감아버립니다. 신념? 의지? 그것보다는 편안한 삶을 더 원하기 때문이겠지요. 저도 이럴진대.. 제가 무슨 자격으로 386세대의 입장을 논할수 있겠습까? 그냥 그렇다는 것이랍니다.

4.
물론 소설은 아주 재밌습니다. 한번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멈출수가 없어요. 단순히 세대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도 정말 유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가. 다시한번 감탄함니다. 어쩌면 이렇게 삶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할수 있는지 말이에요. (2008. 01. 04. ⓒbride100.com)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