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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19 역도산 (2004)

역도산 (2004)

Review/movie 2004.12.19 14:23


1.
전기 영화는 어렵다.
특히 실존 인물을 상대로 하는 전기영화라면, 영화를 만들 만큼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간 사람의 일생에 짖눌려 더욱더 만들어지기 어렵다.
그래서 일까? [역도산]을 보면 전기영화가 어렵다는것이 다시 한번 확인 된다.

2.
[역도산]은 조선인으로서 일본에 건너가 스모선수생활을 하다가
미국으로 가서 프로레슬링 선수로 데뷔,
다시 일본으로와 프로레슬링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으로 패전 분위기에 젖어든 일본에 서양인들을 쓰러트리는 통쾌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천황아래 역도산"이라고 불리며 한시대를 풍미했던 스포츠(?) 영웅이다.
그러나 그는 다른 한쪽에서는 시대의 모사꾼으로 불리우기도 했고, 일본 프로레슬링의 몰락과 함께 같이 무너지다가 결국 한 나이트클럽에서 암살기도를 당하고 1년후 복막염으로 사망한다.

3.
시작부터 이것은 "남자영화"다! 를 표명하고 나섰다.
그런데 그 "남자영화"라는것이 어술한 드라마를 용서해주는 것일까?
천대받는 조센징 스모선수에서 10년이 지난후 스모를 그만두고,3년간 프로레슬링을 미국에서 접하고,일본으로 와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계속 그자리를 위협받고,일본 프로야구 창단과 당시 열렸던 올림픽의 영향으로 쇠락하는 그 과정을 정말 나열식으로 쭉~~~ 보여주는것이 소위말하는 "남자영화"라는 것일까?
"남자 영화"를 만들려다 보니 런닝타임이 길어진 모양이지만 2시간이 넘는동안 아무것도 느낄수 없었던, 입안을 씁쓸하게 만들어 버린 그런 영화가 되었다.

4.
사실 [역도산]이라는 실존 인물의 소재는 모든것들의 경계에 서 있다.
한국와 일본의 경계에 있고,스모와 프로레슬링이라는 경계에 서 있고,영웅과 모사꾼이라는 경계에 서 있다. 이런 경계에 선 인물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중립적으로 그린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영화는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해보려 했지만 결국 그것은 노력으로만 끝나고 만다.

한국과 일본의 경계에서 휘청이며 한국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들든다.
역도산이 필사적으로 가미가제 류의 군가를 제창하는 모습이나, 역도산의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면서 일본이 미국에게 이겼다고 감격하는 모습에서 나는 전혀 공감을 할수 없었다. 내가 너무 편협한 한국인이라서 그런것인가?

스모와 프로레슬리의 경계에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다.
또한 영웅과 모사꾼의 경계에서는 관객들에게 혼란을 줄 뿐이었다.
사실 당시 프로레슬링 이라는것이 "쇼"였던 것인가? 아니었던 것이가는 관심의 대상인데도, 특히 "역도산"이 그런 쇼를 벌였는가 아닌가 중요한 키포인트임에도 불구하고,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류의 어정쩡한 전개는 짜증만 날뿐이다.
중립이란 말을 들어 어느것도 시원하게 보여주지 못한 정말 말 그대로 어쩡쩡한 영화가 되어 버린것이다.

워낙에 역도산의 입장이 어중간 하다보니 그의 입장은 모두 낮뜨거운 대사가 되어 역도산의 입을 통해 설명이 된다. 아아~ 영화의 마케팅 카피들이 역도산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나오는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 어쩜 저렇게 구구절절 설명을 한단 말이지!!!

... 살아 있는 마네킹 인형같은 역도산의 아내 "아야"에 대해서는 말할 기운도 없다.
혹시, "아야"캐릭터 때문에 "남자영화"라고 우긴건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아야"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양념따위로 취급된다.

5.
기대가 컸다.
[파이란]이라는 작품을 만든 송해성 감독의 영화가 아닌가! 하지만 그는 작은 감동을 크게 깊게 보여주는 재능은 있어도, 거대한 드라마를 울림있게 만들수는 없었나 보다.
물론, 요즘 [역도산]영화의 마케팅 포커스인 설경구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일본어도 훌륭하고, 레슬링 실력도 입이 딱딱 벌어진다. 정말 낮뜨거운 설명적인 대사들도 그의 입을 통해니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까지한다.
그런데.. 그것 뿐이라는것이 아쉬운거다!

6.
덧붙여 개인적인 잔재미를 말하자면..
얼마전에 본 일본 드라마 [젊은이의 모든 것(若者のすべて, 1994)]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이 역도산의 비서로 출연한다! 하기와라 마사토(萩原聖人)라는 사람인데, 당시 드라마에서는 키무라 타쿠야 보다 한단계 더 위 주인공 있었다...
그냥 왠지, 반갑더라니까! ^^*

7.
신촌 아트레온에서 봤는데, 프린트 상태가 정말 엄청났다.
외화를 보는것도 아닌데, 화면에서 내내 노이즈가 나오더라.
그따위 프린트를 내놓는 제작사나, 그따위걸 배급하는 배급사나, 아무 생각없이 똑같이 돈받으면 그런 프린트로 상영하는 영화관이나, 아주 짜증이 났다.
기대가 너무 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2004. 12. 19)

《역도산 (2004)》

· 감독 : 송해성
· 출연 : 설경구 / 나카타니 미키 / 후지 타츠야
· 각본 : 송해성
· 장르 : 드라마
· 국가 : 한국
· 상영시간 : 137 분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개봉 : 2004-12-15 개봉
· 제작사 : (주) 싸이더스 픽쳐스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www.rikidozan.co.kr/

** 푸른 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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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