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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2.17 그녀에게 (2002, Talk to her / Hable con ella) (2)


좋아하는 영화다. 솔직히 영화를 많이 보다보면, 블록버스터류의 영화나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많이 얻는 영화보다는 소위 말하는 아트영화들에서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다. 내 생각에 이런일이 생기는 이유는 많은 영화를 보다 보면 일종의 보편적인 영화문법-주인공들은 불행에 빠지지 않는다든가, 혹은 영화를 시작하고 5-10분안에 사건이 벌어진다는가, 클라이막스는 2,3번 온다든가 등-에 익숙해지기 때문인것 같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알려진 영화문법에서 동떨어진 영화들을 볼 때, 흥미진진함을 느끼고 때로는 더 감동을 받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것 같다. 물론 전부다 그런것은 아니다. 보편적으로 호응을 얻는 영화에서도 많은 감동을 얻을수 있고, 도무지 무슨말을 하려는지 알 수가 없는 아트 영화도 많다. 뭐,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여하튼 이런 관점에서 과거에는 별 감동이 없었던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들을 바로 이 영화, [그녀에게]이후로 좋아하게 되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전의 영화들은 극장에서 보지도 않았고, 티비에서 간혹 볼때 과장된 색감이 부담스러워서 몇장면 보다가 리모콘을 돌리곤 했지만, [그녀에게]이후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는 극장에서 보려고 노력중한다. 그의 과거 영화도 한번쯤 극장에 다시 걸리면 좋겠다. 그러면 얼릉 가서 볼텐데... 혹시 이런 상영일정에 대해서 아시는 분이 계신다면 꼬옥 알려주시기 바란다! 꼬옥! (2006.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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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남자와 두 여자가 있다. 그들은 전혀 공통점이 없어보이지만, 병원에서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그들은 갑자기 친밀한관계가 된다. 두 여자는 식물인간으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두 남자는 그런 두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은 그렇게 친교를 쌓아간다.

2.
알모도바르 감독은 유명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괭이는 그의 영화를 제대로 본적이 없다. 예전에 [하히힐]인가를 틀었다가 공격적인 원색의 색채와 너무나도 날카로운 인물들의 정서가 괴로워서 그만 끝까지 보지 못했던것이다. 그 이후로 안좋은 기억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쭉 그의 영화를 접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서 알모도바르 감독의 지나치게 예민한 감수성은 많이 순화되고 완화되었다. 기존의 감독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역시 나이가 들어서 그가 변했다 하겠지만, 본인같은 평범하고 소심한 관객은 그런 그의 변화가 기쁠뿐이다. [그녀에게] 이 영화는 그런 그의 변화를 온 몸으로 체험할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

3.
영화는 기묘하게 진행된다. 현재와 과거, 그리고 더 과거, 다시 현재 등등 기본적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이 되지만 등장인물들의 사연들이 다양한 플래쉬백으로 보여진다. 그 사이 사이에 극중극 이라는 장치륻 도입하여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설명하기도 하고, 많이 완화는 되었지만 부드러운 색깔을 통해서 캐릭터들의 감정을 대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것들 사이 사이로 너무나도 감미로운 음악들이 흘러간다. 끊임없는 현악기들의 변주 그리고 들으면서 눈물지을수 밖에 없는 카에타노 벨로소가 들려주는 'Cucurrucucu Paloma(쿠쿠루쿠쿠 팔로마)등. 배우들의 연기뿐만이아니라 이런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잘 조화되어 있다.

4.
역시, 영화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끝임없이 말을 거는 사랑. 그리고 어느덧 말을 거는 법을 잃어버린 사람의 사랑. 조용한 사랑. 그리고 잊혀진 사랑. 온통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화면에서 잔잔히 펼쳐진다. 그리고, 감독의 세심한 배려는 마지막 장면에서 심금을 울리며 멈추어 진다.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와, 자신을 사랑한 사람이 떠난지도 모르는여자의 만남. 어느것도 가질수 없는 현대인들의 고독을 단 한컷으로 한껏 표현하는 감독의 눈이 너무나도 경외로울 뿐이다.

5.
사랑을 통해서 내가 강렬히 느낀것은? 어느것도 다 소유할수 없는 점이다. 완벽히 행복하다고 느끼는 바로 그 시점이 모든것을 잃어버릴수 있다는 강한 암시. 차라리 행복하지 않는것이 더 좋을것일까? 정답이 있을까? 모르겠다. (From http://my.blogin.com/bride100 , 2003. 06. 23)

** 푸른 고양이 **

(( 그녀에게 (2002, Talk to her / Hable con ella) ))
•감 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 연 : 자비에르 카마라, 다리오 그랜디네티
•장 르 : 드라마,로맨스
•시 간 : 116분
•등 급 : 18세 이상
•개 봉 : 2003년 04월 18일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