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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0.31 구멍 (1997, Hole, The)


감상문에 남겨놓은 이미지 밖에는 거의 기억나는 것이 없는 영화.
기억은 믿을것이 못된다. 그래도, 사람은 기억으로만 살아간다..(2005.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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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연락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하튼 2000년에 한참 친하게 지냈던, 그런 지인들과 함께 본 영화.
그게 2000년이었구나- 란 생각을 새삼스럽게 해봤다.
마지막회 영화를 보고, 영화속의 간식(?) 꺼리들에 필이 꼿혀서,
결국 오뎅을 입에 물고 뛰는 만행을 저질럴던 그런영화.(2004/12/15 19:02 / from nave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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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00년 대만.
이유를 알수 없는 폭우가 연일 쏟아지고 있고,
이유를 알수 없는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도시.
그 도시의 한 구석에 [구멍]이 났다.


[애정만세]로 유명한(?정말?) 대만감독 차이밍량의 [구멍]은
고독한 도시의 남녀를 중심으로 둘 사이의 의사소통을
때로는 섬뜩하리만큼 차가운 시선으로,
때로는 너무나도 유쾌한 시선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1. 줄거리

줄거리는 간단하다.
윗집의 수도관이 파열되어 아랫집은 온통 물 바다가 되어 버린다.
배관공이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윗집을 파헤쳐 보지만,
남은것은 [구멍] 뿐이다.
[구멍]으로 인하여 두집의 남녀는 일상에 혼란이 오기 시작한다.
가뜩이나 물이 새는 집으로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온 아랫집여자는
구멍을 통해서 윗집남자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것이 화가 날뿐이고,
우연히 난 구멍으로 아래집 여자의 일상을 알게된 윗집 남자는
조금씩 호기심을 가지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윗집남자는 급기야 구멍을 더욱더 뚫게 되고,
아랫집 여자는 바이러스에 걸리게 되면서 둘사이의 교감이 커지게
되는데.....



2. 도시의 차가운 고독

늘 이 감독에게 느끼는 면이지만,
일상의 차가운 면을 섬뜩하리만큼 잘 잡아내는것 같다.

[구멍]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바이러스가 횡횡횡하는 도시의 구석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너무나 모든것이 황량하고 차갑다.

몇층인지 알수 없는 구질 구질한 아파트에서는
항상 쓰레기들이 뚝뚝 떨어지고,
윗집남자의 유일한 말 상대는 다 쓰러져 가는 상가에서
기생하는 도둑고양이 뿐이다.
차오르는 물로 인해 모든것이 짜증이 나는 아랫집여자에게는
공사를 하지 않으려는 배관공과의 통화만이 있을 뿐이다.

이들의 황량한 고독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더 짙어 진다.
바이러스에 걸려서 혼자 침대에 누워 아파하고 있는 아랫층 여자..
그녀의 집엔 온통 물이 차들어와 미끈덩 거리고..
그녀는 침대위에서 통곡을 하고 울지만 묻어나는것은 외로움 뿐이다.
아랫집 여자가 아프다는것을 알게된 윗집남자.
그는 구멍을 통해 그녀를 부르면서 미친듯이 구멍을 넓혀가지만,
넓어지지 않은 구멍처럼 그의 고독도 늘 그자리..
그래서 그는 망치를 들고 목놓아 울게 된다.

너무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의 외로움을 훝고 지나가는 카메라의 시선은
그 어떤 연정도 혹은 그 흔한 동정조차도 없다.
그냥..
그들은 이렇고 저래.....
보여주기만 할뿐이랄까?



3. 구멍

하지만 그들에게 비상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이 구멍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인든 둘 사이의 교감을 이루어 주고 있다.
구멍이 나면서 부터,
그들은 서로에 대해서 적잖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구멍이 나면서 부터,
그들은 서로에 삶에 영향을 끼지게 된것이다.
구멍.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주는 희망적인 메시지의 단초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4. 그래도 좋은건 있다?

영화의 중간 중간에 1950년대 유명한 홍콩의 한 뮤지컬 배우의 음악들이 삽입된다.
물론 이때만큼은 섬뜩한 현실은 없다.
50년대 풍으로 치장한 사람들이 주루룩 몰려나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너무나도 유치해서 실소가 나올정도인 가사의 노래들을 멋지게 부른다.

일상에 너무 지쳐서 술을 먹고 쓰러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너무나도 멋지게 춤을 추는 댄서입을 노래하고,
두 남녀가 이리저리 어긋나는 아파트의 복도에서
사랑을 노래하며 끊이없는 구애의 춤을 추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걸려버린 여자의 기침에서
애교가 넘치게 감기조심!을 외치기도 하고
더이상 좋을것이 없이 구멍을 통해 아랫집여자가 끌려가버린 그자리에서
아무라도 좋으니 사랑을 나누어 보자고 달콤하게 속삭인다.

그뿐이랴.
영화 말미에 감독은 친절하게도 이 노래들을 들으며 가슴이 따듯해 지길 바란다는

코멘트도 남겨 놓고 엔딩 자막을 올린다.
비록 현실이 그토록 섬뜩하고 차가워도
감독의 유년시절에 남아 있는 즐거운 뮤지컬 음악들이 있어 행복하다 인가부다.
뭐..
본인은 홍콩의 뮤지컬을 잘 모르는 관계로,
감독만큼 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래도 즐거웠던건 사실이다.

이것 마져 없으면,
아마 이 영화는 내내 나의 가슴을 꽉 옥죄어 왔을 테니까..


5. 주의 사항?

극히 개인적인 주관으로 보자면,
영화는 볼만하다.
하지만 나름대로 객관적이 잣대를 들이대자면..
평범한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머리를 뜯을 지도 모르니 삼가해 주시기 바란다.
또한,
영화속에 라면이 너무나도 보는이의 식욕을 자극하므로,
절대 배고픈 상태로는 영화를 보지 말아주기 바란다.

난..
배가 부른 상태로 영화를 봤음에도..
나와서 라면을 먹었다.
요즘은 식욕이 영화의 화두인가 보다..
저번엔 김밥으로 날 괴롭히더니.. 으..으... 으... ( 2000-12-06 09:53:29 / from Hitel)



장르 : 드라마
상영시간 : 95분
개봉일 : 2000-11-30 개봉
배우 : 이강생, 양귀매
감독 : 차이밍량
각본 : 양피잉
제작/수입/배급 : 수입:동숭아트센터/배급:아트에이전시 나다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