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영화관은 여름을 노리고 개봉한 블록 버스터류의 영화들로 넘쳐난다. 주인공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총을 쏴대고, 전갈군단이 화면을 어지럽히며 조폭과 선생의 어설픈 세력구도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이런영화들의 특징은? 쉴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 뭐.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쉴새없이 몰아치는 대사와 화면의 폭풍속에 잠시 쉴수 있는 영화가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찾아다녔고, 이 와중에 프랑스 코메디 영화 한편이 개봉을 하였다.

[타인의 취향]
솔직히 별반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영화볼 권리를 빼앗아 가는 각종 영화관련 프로그램들에서 격찬해 마지 않았고, 각종 영화잡지들 또한 논할꺼리 없는 여름 영화시장에서 보석을 찾아낸 듯 온갖 코멘트를 날려댔으니까.... 왜 있지 않은가? '비평가가 추천하는 영화는 재미없다는것과 상통한다!'
역시 각종 매체에서 칭찬해 마지 않은 것 처럼 아주 재미있거나 혹은 통쾌하지는 않았다. 이미 내 눈과 정신이 너무 헐리우드식에 물들어 버려서 좋은 영화를 보는 눈을 잃어버렸다. 라고 비난한다고 해도 할말은 없다. 하지만 정말 여름 영화들 사이에서 한번쯤 쉬어가고 싶고, 그래서 선택한 영화라면 후회는 하지 않을것이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세명의 여자와 세명의 남자의 이야기이다. 등장인물이 6명이나 되니까 그들의 취향도 정말 가지 각색이다. 보디가드 2명, 돈많은 개인사업가, 그리고 그의 와이프, 술집주인과 마리화나 판매원, 연극배우.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가지고 타인을 대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제목에서 처럼 그들의 취향이나 다른 사람과 만나는 일들이 촘촘히 그려있지는 않는다. 프랑스인이 아니거나 혹은 영화에 별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정말 썰렁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는 유머들로 무언가 쿨한 느낌으로 그들의 관계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있는척하면서 말을 하자면, 각자의 취향에 빠져서 남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위트와 재치있는 대사로 그렸다고 할까?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해서 말을 하고 있기도 하니까.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생각과 취향만을 강조하여 서로를 오해하고 외면하는 일을 벌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모두 "사랑"으로 통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등장인물들이 전부 40대에 접어든 사람이라는것도 주목할만 하다. 20대 혹은 10대의 젊음으로 무장한 등장인물들이 아니라 모두 인생의 쓴맛 단맛을 나름대로 접해본 중년의 남녀가 생각하고 접하는 "사랑"이란 어떤것인가를 엿보게 해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젊음이라는 인생의 무기가 사라져버렸을 때 더욱더 조심스럽고 겁 많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 "사랑"일까? 타인의 취향을 고려함으로써 혹은 그것을 통해서 남은 인생을 함께 보낼 반쪽을 찾는 것일까? 대답은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를수 있는것이겠지...


중요한 것은 폭파되고 피터지고 정신없는 카메라 워크에 지쳐버린 내 눈을 달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피곤을 느끼고 있는 분이라면 정중히 권하는 바이다. [타인의 취향]에 관해 돌아보는 영화를 보라고....(2001. 7. 16)



장르 : 코미디
상영시간 : 112분
개봉일 : 2001-07-14 개봉
배우 : 장-피에르 바크리, 안느 알바로, 알랭 샤바, 크리스티안느 밀레
감독 : 아녜스 자우이
각본 : 아녜스 자우이/장 피에르 바크리
제작/수입/배급 : (주)백두대간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