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이러브스쿨]이란것이 지금의 미니홈피처럼 유행했던때가 있었다. 그때 어렴풋이 만난 초등학교 동창들. 사실 한 동네에서 평생을 살아온 터라,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교류가 가능했을터나, 약간 자폐적인 어린시절을 보내온터라.. 거의 교류가 없었다. 하여간 우연히 만난 동창을 다들 멋지게 성장해 있었고, 난 참으로 조용한 아이로 기억되고 있었음을 다시 확인했다. 그때 만난 친구가 [튜브 엔터네이먼트]라는 영화사에 근무를 해서, 두편인가? 그친구를 통해서 시사회를 본 영화중에 하나. 참으로 재밌게 봤었는데... 그 친구가 다니던 영화사는 무리한 투자로 어찌 어찌 됐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고, 그친구는 결혼해서 유학갔다고 하고, 이제는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지 않는다. 세월의 갭을 지우기란 참으로 어려운것 같다. (2005/01/03 21:48, from NAVE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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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국제 뉴스를 보면 이슬람권 국가들은 무척이나 과격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깝게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경우가 그렇고, 후세인도 그렇고, 더 멀게는 이란-이라크전쟁도 그렇고... 자신들의 종교적, 정치적인 신념을 위해서 모든 것을 불살라 버리는 그들의 모습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중 하나인 이란에서 만들어져서 세계적인 호평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영화들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의문이 생기도 한다. 영화는 너무나도 착하고 착해서, 그 착하고 소박함에 눈과 마음을 빼앗겨 버리기 때문이다. 역시 정치와 실제 국민들의 삶속에는 큰 괴리감이 존재하는 것일까?

너무나도 가난한 한 가족. 아버지는 공장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허리를 다쳐서 누워있다. 9살의 오빠는 심부름등을 하고 1학년인 여동생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한다. 가난하지만 서로를 돕는 이 가정이 작지만 큰 일이 벌어진다. 하나 밖에 없는 여동생의 신발을 오빠가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려운 집안 살림을 잘 알고 있는 오빠와 동생... 궁여지책으로 머리를 짜내서 결론을 내린다. 동생은 오전반, 오빠는 오후반. 그렇게 남매의 신발 바꿔 신기 릴레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영화는 이렇게 너무나도 소소한 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누구나 경험했을 어린시절. 지나보면 정말 별일이 아니었는데 그때 당시엔 세상이 무너질만큼 큰일이었다고 경험했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천국의 아이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아이들의 심리를 잘 쫓아간다. 신발을 잃어버린 여동생의 눈에는 학교에 가도 온통 신발 생각뿐이다. 친구들의 신발에만 눈이 가고 자기의 허름하고 큰 오빠 신발은 부끄럽고 창피하다. 오빠 또한 신발을 바꿔 신고 지각을 하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린다. 하지만 교장선생님한테 번번히 걸리고 눈에 눈물을 가득담고 빌기도 한다. 또 허름한 신발로 삐져있는 동생을 달래기 위해 1등을 해서 받은 샤프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

하지만 남매가 릴레이가 좋을 리가 없다. 때마침 열리는 마라톤 대회. 3등에게는 반짝 반짝 새 운동화가 선물로 주어진다. 오빠의 굳은결심! 1등도, 2등도 관심이 없다. 오직 오빠에게는 3등의 운동화만 탐이 날 뿐이다. 4km나 달리는 대 장정의 마라톤. 알리는 달리고 또 달린다. 3등을 하기위해서 말이다.

사실 중간에 두 남매는 신발을 얻을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다. 한번은 잃어버린 동생의 신발을 다른 학생이 신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미행까지 해가며 알아낸 집으로 신발을 돌려 받기 위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쳐들어 가지만 자신들보다 더 곤궁한 살림살이를 보고 어깨를 늘어뜨리고 돌아온다. 또 한번은 아버지가 정원사 일을 하려고 한 것. 부자동네에 가서 온갖 고생을 하면서 일감을 찾아서 엄청난 돈을 번다. 아버지를 따라간 알리는 슬며시 동생의 신발을 바꾸어주자고 제의하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아버지. 하지만 알리의 소망도 곧 사그러든다. 내리막길의 자전거 사고로 그만 아버지가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발을 얻을 기회를 잃어버린 오빠 알리에게 남은건 오직 마라톤 뿐이다. 3등! 알리는 3등을 꼭 해야 하는 것이다.

함께 영화를 본 사람이 신발을 한꾸러미 사서 던져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할정 도로 아이들의 신발에 대한 애착은 강하다. 또한 그만큼 이란의 저층민들의 삶이 얼마나 가난하고 찌들어 있는가를 잘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삶이 불쌍하다는 등의 어설픈 동정심이 일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그들의 삶에 사랑이 넘쳐나기 때문일 것이다. 소곤소곤 자신들의 걱정 꺼리를 고민하는 남매의 모습이나, 없는 살림이지만 옆집의 노인들을 챙기는 알리네 가족들의 모습은 영화 중간에 나오는 높다란 벽의 부자동네 보다 훨씬 윤택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리고 영화 초반과 끝날 무렵 높다랗게 울려퍼지는 노랫소리(?)는 왠지 지금은 잃어버린 우리네의 소리를 듣는 것 같아서 마냥 정겹다.

과연 알리가 3등을 할수 있을까? 두 손을 꼭쥐고 두근 두근 스크린을 응시한다. 그리고 결국은 같이 박수를 치면서 눈물을 흘리수 밖에 없는 결말. 가끔은 한없이 맑고 착한 영화가 좋다. 세상에 물들어 버린 내 가슴까지 깨끗해 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2001-03-14 오전 10:30:49, from Freechal)


천국의 아이들
장르 : 가족영화
등급 :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 88분분
개봉일 : 2001-03-17 개봉
배우 : 아미르 파로크 하세미안, 바하레 세디키
감독 : 마지드 마지디
각본 : 마지드 마지디
제작/수입/배급 : 튜브엔터터에먼트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